스쿠알란(Squalane)은 최근 주목받는 식물성 보습 오일로, 각종 스킨케어 제품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성분은 단순한 오일이 아닙니다. 일본 민간요법의 상어 간유에서 출발해, 심해 상어의 생리 연구, 건강기능식품 산업, 그리고 윤리적 화장품 트렌드까지 다양한 역사적, 과학적 맥락 속에서 발전해 온 특별한 성분입니다. 이 글에서는 스쿠알란의 기원부터 스쿠알렌과의 차이, 그리고 피부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까지 차근차근 알아봅니다.
1. 일본 민간요법에서 출발한 스쿠알렌
스쿠알란의 시작은 스쿠알렌(Squalene)이라는 성분에서 비롯됩니다. 스쿠알렌은 일본 어촌 지역에서 상어 간유(간에서 짜낸 기름)가 피부 상처 회복, 염증 완화, 피로 회복 등에 효과가 있다는 민간요법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당시 바닷가 어민들은 상처나 피부 트러블이 생기면 상어 간유를 피부에 바르거나, 기력이 떨어졌을 때는 복용해 체력 보강제로 활용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적 지식은 입소문을 타며 널리 전해졌고, 이후 과학자들이 상어 간유 속 유효 성분을 분석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발견된 것이 바로 스쿠알렌으로, 피부에 빠르게 흡수되고 부드러운 사용감을 가진 성분입니다. 하지만 스쿠알렌은 공기 중 산소에 쉽게 반응해 변질되기 쉬운 성질이 있었고, 이에 따라 산화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며 수소화 처리된 스쿠알란(Squalane)이 개발되기에 이릅니다.
2. 심해 상어 연구로 주목받은 스쿠알렌
스쿠알렌은 민간요법뿐 아니라 과학적으로도 주목받은 성분입니다. 특히 심해 상어가 고압·저산소 환경에서도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이유를 연구하던 생물학자들이 상어 간에서 고농도로 존재하는 스쿠알렌을 발견하게 됩니다. 스쿠알렌은 상어 간의 지방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에너지 저장, 체온 유지, 산소 운반 등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처럼 생체 내에서의 다양한 기능 덕분에 스쿠알렌은 항산화, 세포 대사 활성화, 면역 강화 등의 가능성을 지닌 성분으로 주목받았습니다. 화장품 업계에서도 이 점에 착안해 스킨케어에 응용하고자 했지만, 스쿠알렌은 산화에 약하고 빛이나 공기에 노출되면 쉽게 변질되는 단점이 있어 제품화에는 제약이 따랐습니다. 이에 따라 스쿠알렌을 수소화해 산화에 강한 형태로 만든 스쿠알란이 개발되었으며, 이는 안정성, 무향성, 저자극성을 갖춘 피부 친화적 성분으로 널리 채택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상어 간유에서 추출한 스쿠알렌이 주원료였지만, 지속 가능성과 윤리적 소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며 현재는 올리브, 사탕수수, 아마씨 등 식물성 원료에서 유래한 스쿠알렌을 스쿠알란으로 전환하는 방식이 주류가 되었습니다.
3. 스쿠알렌 vs 스쿠알란: 생리활성, 안정성, 사용 목적 비교
스쿠알렌과 스쿠알란은 이름이 비슷하지만, 구조와 기능, 용도 면에서 큰 차이를 가집니다. 스쿠알렌(Squalene)은 불포화 탄화수소로, 항산화 작용, 세포 활성화, 면역력 강화 등 생리활성이 뛰어난 성분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건강기능식품 업계에서는 활발히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중장년층을 위한 상어 간유 기반 보충제로 많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산소에 쉽게 반응하는 특성 때문에, 공기 중에서는 빠르게 산화되어 화장품 원료로는 부적합합니다. 반대로 스쿠알란(Squalane)은 스쿠알렌에 수소를 결합하여 포화시킨 안정화된 형태입니다. 이 수소화 과정에서 스쿠알렌의 생리활성은 대부분 사라지지만, 그 대신 산화 안정성, 무향, 무자극, 보존성이 강화되어 화장품 원료로서 매우 이상적인 특성을 갖추게 됩니다. 또한 모공을 막지 않는 논코메도제닉(Non-comedogenic) 특성을 가져, 여드름성 피부에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도 대부분의 스쿠알렌 건강기능식품은 상어 간유에서 추출되지만, 비건 소비자와 친환경 시장을 겨냥해 올리브 유래 스쿠알렌 제품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스쿠알렌은 섭취용, 스쿠알란은 피부용으로 구분되며, 목적과 사용 환경에 따라 선택해야 하는 전혀 다른 성분입니다.
4. 식물성 스쿠알란의 효능과 활용법
스쿠알란은 현재 화장품 산업에서 가볍고 안전한 보습 오일로 널리 사용됩니다. 특히 식물성 스쿠알란은 피부 지질과 구조가 유사해 흡수가 빠르며, 끈적임 없이 산뜻하게 마무리되어 모든 피부 타입에 부담 없이 적용할 수 있습니다. 수분 증발을 막아주는 보습막을 형성하며, 피부 장벽 강화와 외부 자극으로부터의 보호에도 효과적입니다. 스쿠알란은 논코메도제닉(모공을 막지 않는) 성분으로 분류되어, 지성 피부나 여드름 피부에도 트러블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오일 중 하나입니다. 스킨케어 루틴에서는 토너 후 앰플 단계에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크림·세럼에 1~2방울 섞어 보습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에센셜 오일의 캐리어 오일로 활용되며, 예를 들어 티트리 오일처럼 자극이 강한 에센셜 오일을 스쿠알란에 소량 희석해 사용하면 자극을 줄이면서도 항균 효과를 안전하게 누릴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스쿠알란이 함유된 앰플, 크림, 선크림, 메이크업 베이스 등 다양한 제품군이 출시되고 있으며, 비건 인증이나 무자극 테스트를 완료한 브랜드들도 많아 민감한 피부를 가진 소비자들에게 더욱 신뢰를 받고 있습니다.
스쿠알란은 단순히 보습 기능에 그치지 않고, 민간 전통과 과학 연구, 건강식품 산업, 윤리적 소비 트렌드까지 이어지는 다층적인 배경을 가진 성분입니다. 스쿠알렌과의 차이를 올바르게 이해하면, 보다 자신에게 맞는 제품 선택과 스킨케어 루틴을 구성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피부에 가볍고 안전한 보습을 더하고 싶다면, 식물성 스쿠알란은 충분히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한 선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