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타잔틴은 눈 건강을 위해 섭취하는 영양제로 많이 알려져 있는 성분입니다. 하지만 이 성분이 피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은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아스타잔틴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피부 개선과 관련된 연구가 꾸준히 이어져 왔으며, 피부과학 분야에서도 여전히 주요 항산화 성분 중 하나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아스타잔틴이 어떤 성분인지, 눈과 피부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과학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아스타잔틴은 어떤 성분인가요?
아스타잔틴(Astaxanthin)은 1938년 생화학자 리차드 쿤(Richard Kuhn)에 의해 처음 분리되었습니다. 그는 연어와 갑각류에 붉은색을 부여하는 색소의 정체를 밝히는 과정에서 이 성분을 확인하게 되었으며, 이후 카로티노이드 계열의 색소로 분류되었습니다. 카로티노이드 계열은 당근, 토마토, 연어처럼 자연에서 붉거나 주황빛을 띠는 생물에 들어 있는 색소로, 세포 손상을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항산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스타잔틴은 미세조류인 헤마토코쿠스 플루비알리스(Haematococcus pluvialis)에서 고농도로 생성되며, 이 조류는 자외선, 염도, 영양 부족 등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아스타잔틴을 만들어냅니다. 조류에서 생성된 아스타잔틴은 먹이사슬을 따라 다른 생물에게 전달됩니다. 조류를 섭취한 플랑크톤과 크릴 같은 작은 갑각류는 아스타잔틴을 몸에 축적하고, 이들을 먹이로 삼는 연어, 새우, 랍스터 같은 해양 생물도 자연스럽게 체내에 아스타잔틴을 축적하게 됩니다. 그 결과, 이들 생물은 붉은색 또는 분홍빛의 색을 띠게 됩니다.
플라밍고 역시 같은 원리로 분홍빛 깃털을 갖게 됩니다. 원래 깃털 색은 흰색 또는 회색이지만, 먹이로 섭취하는 조류와 갑각류에 포함된 아스타잔틴 덕분에 시간이 지날수록 몸에 색소가 축적되면서 분홍빛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실제로 아스타잔틴이 없는 먹이를 먹인 플라밍고는 깃털 색이 점점 흐릿해지거나 탁해지는 것으로 관찰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자연계에서 붉은색 또는 분홍빛을 띠는 일부 동물들의 특징은, 아스타잔틴이라는 천연 색소를 직접 생성하지는 않지만, 먹이를 통해 체내에 축적함으로써 발생하는 생리적 현상입니다. 양식 연어의 경우에도 이러한 색을 유지하기 위해 천연 혹은 합성 아스타잔틴을 사료에 첨가하기도 합니다. 참고로 합성 아스타잔틴은 인체용보다는 동물 사료용으로 주로 사용됩니다.
눈 건강에 어떻게 도움이 되나요?
눈은 하루 종일 자외선, 전자기기 화면, 조명 등 다양한 빛 자극에 노출되며 산소 소비량도 많기 때문에 산화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한 기관입니다. 아스타잔틴은 눈의 초점을 조절하는 모양체근의 혈류를 개선하고, 활성산소로 인한 손상을 억제하여 눈의 피로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일본에서 진행된 인체적용시험에서는 컴퓨터 작업으로 인해 눈의 피로를 호소하는 성인을 대상으로 하루 6mg의 아스타잔틴을 4주간 섭취하게 한 결과, 눈의 조절 기능이 개선되고 피로감이 감소하는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이 외에도 아스타잔틴은 망막 내 모세혈관의 혈류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황반변성과 같은 노화 관련 질환의 예방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작용은 건강 유지나 기능 개선을 위한 보완적 접근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며, 질환 치료를 위한 목적으로는 별도의 의학적 검토가 필요합니다.
피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아스타잔틴은 피부 건강에서도 주목받는 성분입니다. 피부는 자외선, 미세먼지, 스트레스 등의 외부 요인으로 인해 매일같이 활성산소에 노출되며, 이로 인해 콜라겐 분해, 탄력 저하, 색소 침착, 수분 감소 같은 노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아스타잔틴은 지용성 항산화 성분으로 체내에서 흡수된 후 세포막의 지질 구조를 보호하면서 산화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기여합니다.
일본과 유럽에서 진행된 인체 적용시험에서는 성인 여성을 대상으로 하루 4~6mg의 아스타잔틴을 6~8주간 섭취하게 한 결과, 피부 탄력 증가, 주름 깊이 감소, 피부 수분 함량 증가, 피부 결 개선 등의 긍정적인 변화가 보고되었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반응은 다를 수 있지만, 이러한 결과는 아스타잔틴이 피부에도 일정 수준의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러한 항산화 작용은 같은 항산화제인 비타민 C와 비교했을 때 더욱 흥미롭습니다. 비타민 C는 수용성 항산화제로, 주로 세포 외부의 수분 환경에서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합니다. 반면 아스타잔틴은 지용성 항산화제로, 세포막의 지질층에서 작용하며 지질 과산화를 억제하는 데 특화되어 있습니다. 두 성분은 작용하는 위치와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대체되는 성분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아침에 비타민 C를 섭취하거나 외용 세럼으로 사용하고, 아스타잔틴을 함께 복용하면 수용성과 지용성 항산화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어 피부 보호 범위가 넓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아스타잔틴은 피부 자극이 거의 없는 성분이기 때문에 민감한 피부를 가진 사람들도 장기적으로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섭취 시기는 일반적으로 식후가 권장되며, 지용성 성분이기 때문에 식사 중 지방과 함께 섭취할 경우 흡수율이 높아집니다. 함께 섭취하면 좋은 성분으로는 비타민 C, 비타민 E, 코엔자임 Q10, 세라마이드, 히알루론산 등이 있으며, 이들 역시 항산화 및 보습, 피부 재생과 관련된 작용을 하기 때문에 함께 사용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결론: 눈과 피부를 함께 돌보는 방법
아스타잔틴은 단순히 눈 건강에만 국한되는 성분이 아닙니다. 항산화력이 강력하고, 지용성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세포막과 같은 구조에 작용할 수 있으며, 눈의 피로 감소와 함께 피부 탄력 개선, 주름 완화, 수분 유지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외용 화장품이 피부 바깥에서 작용하는 보호막이라면, 아스타잔틴은 내부에서 피부를 보호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항산화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루 한 번의 꾸준한 섭취로 눈 건강과 피부 건강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일석 이조.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잘 맞는 효율적인 관리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